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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집? 노포집? 다찌집? 이 뭐죠?

by Mayan 2023. 1. 18.

 

저녁시간 한잔 생각날 때 주변을 지나다니다 보면 한 번쯤 실비집이나 노포집 같은 가게를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어디서 들어본 말 같은데 무슨 뜻인지 생각이 안 나고 해서 그냥 잊고 지나쳤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한잔 생각에 다시 그때의 기억이 나서 이 집들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찾아봤습니다.

 

실비집?

 

 

실비집은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만큼의 가격으로 음식을 파는 집입니다. 실비(實費)는 실제로 드는 비용, 원가라는 뜻으로 가격이 저렴한 즉, 싸게 판다라는 말입니다. 원가에 판다고 해도 실제 원가에 장사하시진 않겠지만 다른 가게에 비해 양이 많거나 싸게 파는 집이겠죠. 실비집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인심이라 현금결제가 많다고 합니다.

 

원래 실비집에는 메뉴판이 없다고 합니다. 주인이 알아서 안주를 내 오고 나중에 소주와 맥주병을 세어 본 후 가격을 정한다고 하네요. 

 

실비집은 1980년대 무렵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실비집은 90년대 초반 신안동 동사무소 뒷골목에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진주의 실비거리가 대표적이라고 합니다. 

 

노포집?

 

 

노포란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를 뜻하는 말입니다. 일본어로 오래된 가게를 '시니세'(老舗 しにせ)라 읽는데 한국의 '노포'는 1990년대에 언론에서 일본의 단어를 그대로 가져와 한국 한자음으로 읽은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의 '시니세'라 부르는 가게들은 최소 100년은 넘어야 한다고 하네요. 대를 이어 가업을 이어가는 곳으로 일본이나 유럽에는 그런 노포들이 많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전국각지에 오랜 세월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맛 집으로 소문난 곳들이 많지만 유럽이나 일본처럼 100년이 넘는 노포들을 찾기는 어렵다고 하네요.

 

다찌집?

 

 

다찌집이란 일본말 ‘다찌노미(立飮み, 서서 마시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인 선술집처럼 간단하게 술 한 잔 하는 다찌노미 외에도 일본에는 다찌구이(立食い)라고 해서 역전 같은 곳에 우동이나 소바 등을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많다고 합니다.

다찌노미나 다찌구이나 모두  ‘서다’라는 뜻의 일본말 다찌(立ち)가 붙어 ‘임시로, 얼른, 후다닥’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이처럼 통영의 다찌집은 일본말 다찌노미에서 '다찌'만을 따와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다찌집도 원래는 실비집과 같이 기본 상차림에, 술 주문에 따라 다양한 안주가 차례차례 뒤따르는 방식이었다고 합니다.  관광객이 몰리고 물가가 오르면서 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고 보다 편하게 서빙할 수 있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모두 다 이름은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맛집이라는 거겠죠. 노포집처럼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남아 있는 곳도 있고 오래전 그 지역에 남아 있던 방식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집도 있고 주머니가 가벼운 분들의 한잔을 위한 가게들도 있습니다.

 

다른 곳도 좋지만 저만의 노포집이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데 아직 저만의 그런 가게가 없는 게 아쉽습니다. 지금이라도 저만의 노포집을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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